에어컨과 냉장고가 멈춘 날

2013. 12. 3. 04:15Press

[한겨레 21] 2013.07.05



여름 특집 기사 <에어컨과 냉장고가 멈춘 날 : ‘전기 없는 하루’ 두꺼비집 내린 지 10분 만에…>에 전기 없는 혹은 전기 소비가 적은 삶에 대한 글쟁이 짧은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자연농을 하시는 글쟁이 지인, 최성현 선생의 인터뷰도 실렸는데, 짧은 인터뷰 중에도 '빌딩을 부수고 나무를 심자'는 자연주의적인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어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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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한겨레 21에 실린 기사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우리의 하루가 덜 반짝이겠지만, 더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도시에서 전기 없는 삶이 가능할까요?” 강원도 홍천에 사는 번역가 최성현씨에게 물었다. 최씨는

부모님이 계시는 홍천으로 옮겨오기 전 20년 동안 충북 제천 천등산에 살면서 TV와 냉장고 없이 지냈다.

“서울에 있는 빌딩을 부수고 나무를 심으면 되지요.”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친환경 지구인 되기>

(매일경제신문사)를 쓴 조안나 얘로에 따르면, 건물 주변의 나무 그늘은 실내 온도를 11℃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도시의 빽빽한 빌딩 몇을 뽑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는다면 어쩌면 이 뜨거운 도시의 열을

내리고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


독일 중부의 소도시 할레에 살면서 2005년부터 냉장고를 없앤 김미수(34)씨는 노트북, 조명, 세탁기에만

전기를 사용한다. 음식은 냉장고 대신 반지하 창고인 ‘켈러’에 보관한다.

“가로·세로 50cm 정도의 작은 냉장고를 쓰다가 남편의 의견으로 그것마저도 없앴다. 켈러는 우리나라로 치면

반지하 저장 창고 정도 된다. 독일 사람들 은 그곳에 병조림·잼·와인을 보관하거나 물건을 많이 쌓아두는데,

겨울에는 0~1℃ 정도로 유지돼 냉장고가 필요 없다. 냉동 저장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주로 저장음식을

만들거나 말려서 보관한다.”

김씨는 한국에서 살 때도 베란다를 활용해 식품을 보관하고 여름에만 최소한으로 냉장고를 사용했다. 김씨는

나무나 철로 만든 구조물에 천을 둘러서 한 면에 지속적으로 물을 닿게 해 기화열로 그 속에 보관된 음식을

보관하는 대안 냉장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글 신소윤

Link: [한겨레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