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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랜만에 보낸 다운  설  이야기

독일에 와서 처음으로 한인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다들 나 말고는 다른 한국인들을 찾아볼 수도 없는 곳에 살았었다. 독일에 와 처음 3년간을 지낸 에버스발데(Eberswalde)는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베를린에서 기차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었다. 그렇지만, 당시 나는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이면서까지 그런 모임을 찾아다닐 만큼  한국인들과의 교류에 목 말라있지 않았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하느라 꽤 바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사를 한 게르바흐(Gerbach)는  살고 있는 가구 수가 400가구도 안 되는 워낙에 작은 마을로, 근처 50-60 킬로미터 이내 다른 마을과 도시를 다 합쳐서도 내가 거의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다.


 작년 가을, 이곳에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우연히 들른 마트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가족을 만난 적이 있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그들이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말을 걸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서로 갈 길을 가게 된 사연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로이트(Bayreuth)에는 한국인들이 좀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짐작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학교 내에 갑자기 알게 된 한국어 수업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다니엘 한국어 선생님을 통해서 한인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선 민족의 대명절 설이었던 어제, 바로 모임이 있었다. 설에는 다들 떡국을 먹는 한국과 달리 여기선 각자 준비해 오고 싶은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와 차려 놓고 나눠 먹는 모양이었다. 독일어 선생님 말씀으론 다들 고기를 준비해오니, 채식을 하는 나와 남편이 먹을만한 걸로 집에서 자주 해 먹는 것을 준비해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정말 집에서 먹는 대로 삶은 감자에 야채볶음 혹은 밥하고 김치에 국- 뭐 이런 걸 들고 갈 수도 없을 것 같아 고심했었다. 그러던 중 언젠가 한 요리 블로거가 소개한 손님 접대에 좋은 밀쌈이 생각났다. 여기에 볶음밥을 과자틀에 찍어내 한 입 요리를 해 만들고, 자우어크라우트 샐러드를 곁들이면 좋겠다 싶었다. 마쳐야 할 작업이 있어, 모임 전날에는 장만 봐다 놓고, 약속시간인 오후 2시 모임 가기 전 오전에 음식을 만들었다.


 뭐, 준비해 간 음식이 모임에선 별로 썩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었다. 또 (빛깔이 다채로와 그랬는지) 다들 음식이 예쁘다며 좋아해 주셨다. 그러나 그런 칭찬이 고맙고 기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뭔가 마음 한구석에서 떨쳐내지 못한 찝찝한 구석이 있었다. 이유인즉슨 준비해간 음식이 자우어크라우트 샐러드를 제외하곤 전혀 생태적이지 않은 요리였기 때문이다. 만든 시기와 사용한 재료에 따라선 전혀 다른, 생태적인 제철 요리라는 빛나는 이름을 붙여 줄 수도, 그리하여 내 마음도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했을 수도 있었으련만.

 

설날 한인 모임에 준비해 간 음식

설날 한인 모임에 준비해 간 음식- 사진 바로 가까이에 보이는 두 가지 색 밀쌈과 한 입 볶음밥. ⓒ 김미수

 

위와 같은 긴 사연을 바탕으로 이름 붙여진, '생태적일 수도 있을 뻔한 파티 요리 둘- 밀전병 & 한 입 볶음밥'을 소개한다.

 


하나, 밀쌈 만들기

밀쌈은 밀전병(밀지짐이)을 얇게 부쳐서 오이, 버섯, 고기 등을 채 썰어 볶아 넣거나 깨를 꿀로 버무려 소를 만들어 넣고 말아 놓은 떡이다.

말이 떡이지 메밀 전병 등 다른 전병류와 같이 사실 부침개에 좀더 가까운 상차림이라고 할 수 있다. 안에 넣는 소에 따라 안주나 후식으로 먹는다는데, 찾아보니 요즘 사람들은 손님맞이 상차림에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여기서 소로 자주 이용하는 고기나 달걀 등의 속재료를 모두 식물성으로만 바꾼다면, 근사한 채식 밀쌈이 된다..

(두산백과사전 밀쌈, 전병, 메밀전병 참조) 

 

내가 사용한 밀쌈의 재료들

내가 사용한 밀쌈의 재료들- 생태적이지 않은 뻔뻔한 야채들에서 부터 친환경 착한 야채들 까지. ⓒ 김미수



내가 쓴 뻔뻔한 야채들 vs. 착한 야채들

빨간 파프리카- 시댁을 떠나올 때 어머님이 싸주신 야채. 스페인산이나 최악에는 이스라엘산으로 추정.

양송이- 지인에게 선물 받은 떨이 야채. 독일산.

애호박- 시댁을 떠나올 때 어머님이 싸주신 야채. 스페인산으로 추정.

브로콜리- 시댁을 떠나올 때 어머님이 싸주신 야채. 스페인산으로 추정.

오이- 밀쌈 요리재료를 보고 마트에서 집어든 스페인산. (가장 가까운 마트만 재빨리 다녀온 터라 평상시와 다르게 그 곳에 있는대로 그냥 집어 들었다.)                                                 

 

단호박- 수확시기인 늦가을에 사서 저장해 둔 독일산 유기농.

양파- 수확시기인 늦가을에 사서 저장해 둔 독일산 유기농.

당근- 늦가을에 사서 저장해 둔 독일산 혹은 오스트리아산 (여기선 그나마 근처) 유기농.

적색 양배추- 늦가을에 사서 저장해 둔 독일산 유기농.

 

밀가루- 상당히 많이 정제한, 내가 거의 백밀가루 동급으로 치는 밀가루. 유기농

스펠트 밀(Triticum spelta, 영어명: Spelt, 독어명: Dinkel)- 통곡식 가루. 독일산. 유기농

흑미가루- 엄마가 고향에서 농사 지으시는 사촌 고모님 댁에서 사서 보내주신 흑미 한 보따리 중 조금을 직접 분쇄. 유기농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음. 한국에 있었다면, 그나마 지역농산물이었겠지만, 이곳에선 원거리 수입 농산물의 위치. 스스로에게 마음의 위안을 조금 준다면, 그나마 믿을 수 있는 제품이란 것과 고향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밀전병을 위한 두 가지 색 반죽

밀전병을 위한 두 가지 색 반죽- 밀가루와 물의 비율은 1:1.5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만들어보니 전병이 자꾸 쳐져서 밀가루를 좀 더 넣어 반죽을 되게 만들었다. ⓒ 김미수

 

각각의 채소들을 길고 가늘게 채를 썰어 취향에 따라 생으로 쓰거나 아주 조금의 기름을 넣고 볶아 쓴다.

중요한 점은, 김밥에 넣는 재료와 마찬가지로 물기 없이 표면이 약간 건조한 상태가 좋다. (기름이 많거나 자체의 물이 나와 재료가 소스나 물기로 젖어 있으면, 쌈을 말았을 때 쳐지거나 심지어 떠질 수도 있다.)


내 경우엔 오이를 껍질 있는  단단한 쪽만 얇게 썰어서 생으로, 피프리카 역시 머리와 꽁지 부분을 잘라내고 최대한 일자로 얇게 썰어 내 생으로 사용하였다. 나머지 재료들은 채를 썰어 불에 볶아 내고 소금 간 하였다. 브로콜리는 꽃부분(대 아닌 진한 녹색의 윗부분)만 작게 썰어 역시 살짝 볶아 사용했다.

 

야채 준비는 써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요리초보라도 문제없을 정도로 참 간단하다. (그런데 준비하다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밀쌈 성공의 최대 변수는 밀전병 지지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나는 테플론 프라이팬을 쓰지 않아 집에 있는 것들은 죄다 스테인리스 제품뿐이라 처음부터 쉽지 않을 거라 예상은 했었다. 사실 전날 점심으로 두어 개를 시범 삼아 만들어 봤는데, 그때는 100% 흰 밀가루만 써서 그랬는지 별 무리없이 밀전병을 지져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날 당일 큰 문제가 생겼다. 전날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있었기에 몸에 좋다는 스펠트 밀가루를 30% 정도 섞었는데, -아마도 이 때문인지?- 만드는 족족 팬에 눌어붙어 엉망이 되었다.

 

약속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계속 시도하다가 이대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묘안을 낸 것이 바로 오븐용 기름종이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오븐용 기름종이를 프라이팬 크기로 잘라 달궈진 팬에 놓고 그 위에다 반죽을 부어 익혔다. 얇고 동그랗게 부친 밀전병을 김밥 마는 발 위에 놓고, 각각의 재료를 한 두개씩 소로 올려 김밥 말듯이 꼭꼭 말아준다.


직접 기른 새싹채소를 곁들인다면 좋았겠지만, 시댁에서 집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새싹을 기를 시간이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 한 입 볶음밥 만들기

야채는 위의 재료 남는 것들을 다지듯 작게 썰어 사용한다. 나는 밀쌈 만들 때 사용한 재료 중 오이, 적양배추, 파프리카 양송이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들+감자를 사용했다.

적색 양배추는 밥에 물이 들면 지저분해 보일까 봐 뺏고, 파프리카와 양송이는 정신없이 만들다가 깜빡 잊고 넣지 못 했다. (생오이는 볶음밥엔 안 어울려서 미사용.)

 

밥은 쌀 대신 수수와 퀴노아 등을 섞은 잡곡밥에 약간의 간을 하고, 기름을 한 숟가락 넣고 했다. 처음에 밥할 때 부터 거친 옥수수 가루를 반 컵 못되게 넣고 함께 끓였는데, 이는 나중에 모양 틀에 찍을 때 모양이 유지되도록 밥의 점도를 더하기 위해서였다.

 

볶음밥 재료를 보면,

주요 야채들- 위와 동일

감자- 독일산 유기농

 

수수- 유기농, 원산지는 알 수 없음.

퀴노아(Quinoa) 흰색+ 붉은색 두 종류- 유기농 공정무역 제품.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공정무역가게에서 사둔 것.

 

위의 재료로 야채를 양파-당근-감자-단호박-브로콜리-파프리카 순으로 팬에 볶다가 소금으로 간을 하고 밥을 넣고 골고루 섞고서, 맛을 보며 소금을 더 한다. 불을 끄고 숟가락이나 주걱으로 조리가 끝난 볶음밥을 꼭꼭 눌러 놓는다. 여기에 여러 가지 과자 틀로 찍어내면 완성. 이때 과자 틀은 한입에 들어가기 좋을 크기-가장 작은 크기의 틀이 적당하다.

 

한 입 볶음밥

한 입 볶음밥- 별 것 아닌 요리지만, 모양틀에 찍어내면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근사한 파티요리가 된다. ⓒ 김미수

 

사실 밀쌈을 만드는데, 참고한 요리법에 달걀, , 맛살 같은 것들을 썼기에, 뭔가 야채 외의 것을 곁들이면 사람들 먹기에 더 나으려나 싶어 마트에서 덥썩 집어든 대두식품(Sojaprodukt)이 있었다. 콩으로 만든 기다란 소시지였다. 장을 볼 때 정신이 없었는지 성분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덥석 사놓고, 그날 당일 요리를 하려고 살펴보니 계란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들어 있었다. (나와 남편은 비전-Vegan인데, 평소에 고기, 유제품, 꿀 등의 모든 동물성 제품을 제외한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이것은 빼두고 야채만으로 밀쌈을 말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만날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겠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아니면 요리 형편없이 한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이 되었었는지 뭔가 잔뜩 긴장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생전 안 하던 장보기를 좀 하게 되었는다. 요리할 때는 워낙 시간에 쫓기고 바쁘게 준비해서 별생각이 없었는데, 지내놓고 보니, 개인적으로는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이틀을 떠올려 보면, 혼자 중심을 잃고 좀 우왕좌왕한 것 같다.

 

다행히 모임은 잘 끝났고, 처음 보는 분들인데 다들 친절하고 다정하셨다. 그리고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마트에서 마주쳤던, 그 가족분들. 그때 그분들이 나를 보시고는 혹시 한국인이 아닌가 싶어 일부러 나 들으라고 한국어로 좀 크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내가 남편이랑 둘이서 독일어로만 이야기하고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으니, 그분들은 '한국인 아닌가 보네...'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사실 난 그때 딴에는 기회를 엿보느라 주위를 맴돌고 있었던 건데.... 그땐 내가 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 보니 우습다. 그냥 바로 가서 말 걸어 볼걸.

 

독일에 온 이후 음력 설은 특별한 일 없이 그냥 넘어 가곤 했는데, 음식준비에서부터 같은 지역에 사는 다른 한국인들과의 만남까지. 오랜만에 우리 설을 명절다운 명절처럼 보낸 것 같다.

 

 

밀쌈 요리 참고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손님 접대 요리(밀총떡, 호박버섯볶음)'

업데이트 된 '(밀쌈말이) 먹기 전에 눈이 먼저 호사하는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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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차로 시원한 여름나기

6월 21일이 지났으니 절기상으로 독일도 여름으로 접어들었다. 더웠다가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서늘해지는 날씨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쯤되면 텃밭 가든에는 여러가지 허브와 야생초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허브가 풍성한 계절에 줄기 채로 끊어 그늘진 곳에 말린 후, 말린 허브잎을 우려내 마시는 허브차도 좋다. 그렇지만, 가든 가득한 싱싱한 허브잎을 한줌 따다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시는 '생잎 허브차'에는 그 계절에만 맛 볼 수 있는 자연의 싱싱함이 담겨 있다.

제철 허브 생잎차

▲ 그 계절에만 맛 볼 수 있는 자연의 싱싱함이 담겨있는 제철 허브 생잎차 2009 ⓒ 김미수


허브차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그 향에 있지만, 허브의 배합에 따른 각양각색의 차를 맛볼수 있다는 데에 또 다른 묘미가 있다. 특히 손수 배합해 만드는 허브차의 경우, 배합 과정에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거기다 생잎을 이용하는 경우 계절마다, 잎을 따는 시기마다 허브잎이 담고 있는 맛-물과 향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조합에서도 늘 새로운 차 맛을 볼 수 있다.

허브차를 처음 만들 때에는 정말 내 마음대로 섞어서 차를 만들곤 했다. 다행히도 차 맛이 썩 나쁘지 않다는 말들을 몇번 들어 나만의 차를 만드는데 나름대로 용기를 갖게 되었다. 자연스레 허브차의 조합 같은 것에 관심이 가곤 하는데, 특히 상점에 갈때마다, 말린 허브차 뒷면에 적힌 성분표시를 눈여겨 보곤 한다. 그걸 보면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차 조합의 비밀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가끔씩 내가 사용하지 않는 차 잎의 종류를 알게 될 때도 있다. 라즈베리 잎이나 딸기 잎같은 경우가 그랬다. 이 정보는 처음 독일에 와 살았던 작은 도시, 에바스발데(Eberswalde) 유기농 가게의 지역 허브차 상품에서 발견했다.
나중에 관련 책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허브잎들도 그렇지만 특히 과일 잎의 경우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 전의 어린 잎을 따는 것이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라즈베리와 딸기 어린 잎

▲ 허브차 배합의 새로운 발견-(왼쪽부터) 라즈베리와 딸기 어린 잎 2009 ⓒ 김미수


요즘 내가 즐겨 마시는 허브의 배합은 다음과 같다.
라즈베리 잎3-4잎, 딸기 잎3-4잎, 세이지2잎, 파인애플 민트2-3잎, 스피어 민트2-3잎, 애플 민트2-3잎, 레몬 민트2잎, 레몬밤4-5잎, 펜넬1줄기.
라즈베리 잎은 뒷면이 하얀데, 차를 우리면 이것이 우러나와 찻물의 색을 약간 텁텁하게 만든다. 찻 주전자에 물을 막붓고 나서는 뒷면의 하얀 가루같은 것들이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이 보여 신비롭다.
펜넬과 세이지는 항균작용이 있는데, 특히 세이지는 입안에 염증같은 것이 있을때 마시면 좋다.
여러가지 민트 종류는 상큼한 향 덕에 차 맛에 개운함을 더한다.
레몬밤은 강한 레몬향을 머금고 있어 차 맛을 상큼하게 해 준다.
사실 여기에 스티비아 몇 잎을 넣어주면 자연적인 단맛이 가미되어 정말 완벽한 차 맛을 낼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지난 겨울을 나며 스티비아가 얼어 죽는 바람에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위의 용량은 마음 내키는 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단 몇 가지 주의할 점은, 세이지를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날 수 있고, 레몬 민트도 향이 너무 강할 수 있으니 역시 너무 많지 않게 넣는게 좋다. (레몬민트는 버가못 민트라고도 하는데, 정말 강한 향이 나는 허브이므로 향수같은 차를 마시고 싶지 않다면 그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파인애플민트,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레몬민트

▲ 상큼한 향 덕에 차 맛에 개운함을 더 하는 민트-(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파인애플민트,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그리고 레몬민트 2009 ⓒ 김미수


주위에서 나는 허브잎(쑥잎이나 산딸기 잎 등을)을 뜯어다가 생잎차를 우려마셔 보자. 아니면 집 한구석에 향기로운 허브들을 키워 나만의 허브차를 만들어 보자. 이제 막 시작되는 여름철의 더위가 조금 식혀지진 않을까.

 
스티비아(Stevia)란?

스티비아(Stevia rebaudiana)는 설탕보다 300배나 더 강한 단맛을 지닌 식물이다. 저혈당 음식이며, 당뇨병 환자나 고혈압 환자 등에 해가 없어 설탕 대체식품으로 쓸 수 있다.
설탕 산업게의 압력에 따른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스티비아가 식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한 나라들-영국, 미국 그리고 독일 등-이 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스티비아 말린 잎이 '목욕용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른 허브처럼 그 잎을 사용하는데, 말리거나 생으로 쓴다.

참고 사이트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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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트리, 소보루, 마들렌, 초코칩 쿠키.
듣기만 해도 군침이 저절로 도는 간식거리들이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멜라민 파동 여파로 이런 제품들을 사먹는 대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인터넷 기사에서 홈베이킹(집에서 빵 만들기)의 위험성에 대한 기사와 로컬푸드가 대안(지역 산물이 대안)이라는 두 기사를 주의깊게 보았다.
평소 내 생각과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이 두 기사들에서 영감을 얻어,
서울 방산시장에서 파는 국적모를 홈베이킹 재료들 대신 이 시대의 대안이라는 로컬재료를 사용한 맛있고 건강한 간식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나는 더이상 케익이나 파이를 굽지 않는다.(그 이유는 조금 덜 뻔뻔한 악마케익이 준 교훈을 참조.)
아래의 빵을 우리(나와 남편)는 간식이라기보다 식사로 먹는다.
하루 한끼 따뜻한 음식을 조리하는 독일의 식습관 때문에 조석으로 그간 빵을 먹어와 빵을 끊기 힘든 남편을 위해 나는 가끔 빵을 굽는다.

나는 까다롭고 정확한 요리사가 아니고 헬렌 니어링처럼 감으로 설렁설렁 요리를 하지만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아서 자주 굽지 않는 빵의 경우 감만으론 아직 그다지 정확한 계량을 맞추기 힘들다. 그래서 그동안 구워서 성공한 빵을 기준으로 나만의 레시피를 적어 봤다.
기본 레시피-곡물가루와 물의 비율 생이스트 녹이는 방법 등은 시댁에서 배운것을 바탕으로 응용해 사용했다.
참고로 나는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레시피에 나온 많은 재료들을 내 주방에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참고하시는 분들도 내 레시피를 말 그대로 참고로만 하고, 꼭 그 재료가 없다면 집에 있는 재료로 대체해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먼저 굽기에 대한 내 지론

-주위에서 나는 재료로
-건강하게
-그리고 에너지를 효율성있게-한번에 많이 굽기(절대 500g짜리 빵 하나를 굽기위해 오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세가지 이다.

나는 빵을 구울때 완전 통곡물가루만을 사용하는데, 그러면 정제된 흰밀가루를 섞어 쓰는 것보다 반죽이 좀 무거워서 빵이 많이 부풀지 않는다.


새싹 통곡물 빵(700g정도의 빵)
재료
*새싹을 틔운 통곡물 1컵: 메밀, 통밀, 통호밀 1cm좀 못되게 새싹이 난 것들로 비슷하게 섞어 200ml컵 한컵정도(통밀, 메밀, 보리싹도 괜찮은 조합이라 생각한다. 한국에는 *통호밀을 구하기가 어려우니. 새싹 내는 방법은 글 마지막 박스를 참조)
*통밀가루 300-400g
*소금 찻숟가락 절반 정도
*견과류: 참깨,린넨씨,해바라기씨 한주먹씩(잣, 호두나 호박씨 정 없으면 그냥 구하기 쉬운 참깨만 넣어도 좋다. 들깨도 좋으나 향이 강하니 조금만 넣고 상태를 보도록!)
*양념용 말린허브: 작년에 말려둔 오레가노, 타임, 야생허브등을 각각 3-4 숟가락씩 넣었다.(말린쑥을 손으로 비비거나, 혹 그 가루, 녹차가루도 좋고, 다시마 가루나 버섯가루도 무방할 것 같다. 다만 그 조합을 잘 살피시길! )
*양념용 씨앗: 유기농 가게에서산 쿠민, 넬켄 등 몇몇 향이 강한 인도 향신료 씨앗을 사발절구에 찻숟가락으로 한수저씩 넣고 약간 빻아서 넣어 줬다.
*식물성 기름 2 숟가락: 독일에서 흔하고 다른 기름보다 저렴한 해바라기씨유(油)를 넣었지만 한국이라면 단연 국산 현미유를 사용하겠다.
*생이스트 절반(여기선 이스트를 한 조각에 45g짜리를 포장해서 판다.) 약 20g정도
*미지근한 물(약 30도씨) 100ml
*설탕무 시럽 1스푼(조청으로 대체 가능)


만들기
1.이스트 준비
미지근한 물에 시럽이나 조청 1스푼을 넣고 잘 녹인다.(물이 너무 뜨거우면 이스트가 사멸할 위험이 있으니 주의바람!)
이에 이스트를 넣고 이스트덩어리가 풀어지도록 나이프나 숟가락으로 저어준다. 그리고 기다리면 3분 정도 지나 이스트가 부푼다.

2. 새싹 준비
새싹을 믹서에 넣고 1의 준비된 이스트 물을 부어 함께 잘 갈아준다.

3. 반죽하기
잘 갈아진 2를 큰 양푼에 넣고(플라스틱 동그란 양푼이 좋다. 스텐리스는 반죽이 그릇에 들러 붙어 잘 안 떨어지기 때문에 밀가루를제외한 모든 재료-견과류, 양념용 씨앗 허브, 소금, 기름 등을 넣고 젓는다.
여기에 밀가루를 한번에 다 넣지 말고 세 네 차례 나누어 넣어가며 반죽을 한다. 손으로 치대도 좋고 반죽기로 반죽을 해도 좋다. 다만 손으로 반죽을 할때는 저어서 빡빡해 질 때까지 밀가루를 넣고 골고루 치대면서 반죽이 섞일때까지 치대다가 밀가루를 조금씩 더 넣고 하는 식으로 하면 반죽이 수월하다.

4. 발효
이렇게 잘 된 반죽을 동그랗게 모아서 그흣 중앙에 오게 해 놓고 위에 밀가루를 살짝 뿌려준다.(반죽이 부풀어 수건에 들러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건으로 양푼의 입구를 잘 감싸 따뜻한 곳에 놓는다. 나는 주로 침대에 이불속에 넣어놓고 날이 추운 날에는 이불하나를 더 꺼내거나 두터운 점퍼를 꺼내 한겹더 싸아 준다.
따뜻할 수록 발효가 잘되고 빨리 된다.
1시간쯤후에 반죽이 2배이상 부풀었으면 굽기를 시작하지만, 반죽이 별로 부풀지 않았으면 더따뜻하게 해주거나 두어시간 더 기다린다.

5. 모양만들기
부푼 반죽을 빵 모양틀에 넣어도 좋지만 이럴 경우 틀에 기름을 발라줘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고 또 가끔씩 틀에서 빵이 잘 빠지지 않는 어려움을 익히 보아 왔기 때문에 나는 그냥 손으로 모양을 잡아 바로 굽는다.
위 분량의 반죽을 두개로 나눠서 둥글납짝 길죽하게 반죽을 하고 반죽이 놓여질 오븐 접시에 밀가루를 약간 뿌려서 들러붙지 않게 해 준다.
중요한 것은 이때 빵 반죽에 길게 일자로 칼집을 내든 사선으로 3개 정도 칼집을 내든 모양은 마음대로, 다만 약 1m 깊이 정도로 꼭 칼집을 넣어준다. 그렇지 않으면 빵이 부풀어 오르면서 마른 땅이 갈라지듯 쩍쩍 갈라진다.

6. 굽기
10분정도 예열상태에서 2차 발효를 살짝 시켜준후 200도씨 정도에서 약 1시간 구워 준다.
오븐 아래에 철제 그릇에 물을 부어 함께 넣어 주는 것을 잊지 말자.(빵에 수분공급 목적)
시간이 되면 젓가락을 이용해 빵을 찍어보아 젓가락에 반죽이 묻어나면 아직 덜 구워진 것이니 좀더 구워야 한다.

7. 먹기
이 빵에 쨈을 발라먹거나 샐러드와 함께 먹거나 토마토를 얇게 링으로 썬것에 소금, 후추, 부추나 양파 다져올린 것과 함께 먹으면 맛이 좋다.


8. 응용
빵에 단맛을 가미하고 싶으면 조청을 2-3 숟가락 첨가하고, 건포도나(대부분 수입산이므로 대신에 가을철에 사놓았다가 냉동실에 보관하면 1년 내내 사용 가능한 곶감 사용권장) 곶감을 잘게 썰어 반죽에 함께 넣어도 좋다.
 

새싹 내는 방법

하루 정도 각각의 곡물을 밥그릇이나 유리그릇에 불렸다가 물을 따라내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깨끗한 물로 헹궈서 물을 따라준다.날파리 등이 꼬이지 않도록 천으로 덮어 놓는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1cm정도의 싹이 자란다.
새싹내는 기계가 있으면 수월하다.



글을 쓸 요량으로 요리를 하지 않아서 찍어둔 사진이 없다.
다음번 빵을 구울때 사진을 찍어 글의 내용을 보충하도록 하겠다.
글을 올리면서 영감을 받은 두 기사의 링크를 걸려고 인터넷을 뒤졌지만,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포털에  올라온 글은 다음날이면 찾을 수 없다더니.. 그말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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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으면서도 건강한 간식거리가 그리운 때다.
멜라민 파동에서 시작해서 때마침 몇몇 기사들은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까지 들춰내고 있다.
마트에 진열된 빵이나 과자들을 뒤집어 제품에 뭐가 들었는지 좀 볼라치면, 무엇에 쓰는 것인지도 모를 이름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맛을 위해 혹은 맛있게 보이도록-때깔 좋은(?) 색을 내기 위해 주로 사용된 이런 첨가물들은 물론 유해하지 않을 정도로, 관련 법규에 때라, 살짝 그리고 아주 조금씩만 사용되었을게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것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맛있는(?) 간식과 혀속임의 일등공신 식품 첨가물
이런 현상을 지켜보고 있으면 '맛있으면서 건강한 간식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물론 제품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이 두가지에 생산 가격이라는 항목을 하나 더 놓고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첨가물의 사용으로 가격대비 만족할 만한 맛을 가진 제품생산이라는 답안을 쉽게 도출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먼저 생각해 볼 점은 과연 '맛있다'는 것의 범주를 어떻게 놓고 볼 것인가이다. 첨가물 사용으로 실제와 다른 거짓된 맛으로 혀를 속여 느끼게 하는 것도 '맛있는' 것인지 하는 말이다. 세상에는 눈속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혀속임도 있다. 나도 채식을 하기 전, 먹을 거리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던 때에는 이것 저것을 맛보며 그 맛에 감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거짓된 맛의 비밀을 알게된 지금, 그런 먹을 거리들에 손을 대는 것이 나는 두렵다.

식약청의 식품 첨가물 데이터 베이스. 어렵고 생소한 첨가물 목록들. 내용을 살펴보아도 도통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

식품첨가물에 관한 한 독일도 한국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한번은 시댁에서 아침식사를 하는데, 먹는 Brotchen(모닝롤 같이 작은 빵)의 맛이 곡물로만 구운 것에서는 날수 없는 너무 '맛있는' 맛이 났다. 나중에 포장봉지를 살펴보니 E103 따위의 정체를 알수없는 첨가물이 두세가지 쓰여있었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공기밥을 먹듯이 빵을 먹는데, 그런 것에도 알수없는 첨가물이 들었다니 정말 놀랬었던 적이 있었다.(굳이 비유를 들자면 밥맛을 더 달고 풍미있게 하기 위해 쌀에 첨가물을 입혀 판매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유기농이나 지역 생산 재료를 썼다면 무조건 건강 식품?
멜라민, 식품첨가물.. 듣기만 해도 자연적이지 않은 어감과 연이은 부정적인 기사들 덕에 우리는 이젠 이런 것들이 건강에 좋지 않은 것임을 쉽게 알수 있다.  
하지만 식품첨가물 보다 더 지나치기 쉽고 스스럼없이 입에 넣게 되는 것들이 있으니, 이른바 정제된 재료들이다.
유기농에 지역산물이라 할지라도 정제된 것들은 내 혀를 달콤하게 하고 내 배는 채우지만, 치아를 손상시키거나 비만을 부르는 등 내 몸에 해를 입힌다. 유기농 과자나 빵이라도 설탕범벅에 백밀가루로 구워진 뽀얀 제품, 혹은  집에서 직접 구운 빵이나 쿠키라도 생산지를 모르는 재료와 백밀가루, 설탕범벅의 쵸콜렛 등을 이용했다면 멜라민이나 식품첨가물이 든 제품보다야 조금 낫겠지만 역시 또 다른 병을 부르기는 마찬가지다.
코코아와 쵸콜렛의 재료인 카카오가 얼마나 쓴지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요새는 카카오 함량이 높아진 쓴 초콜렛이 시판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설탕이 첨가된 제품이다.
여담으로 학창시절 독일인인 남편의 형님이(시아주버님) 남편이 사놓은 유기농 카카오 가루(카카오 100%)가 든 통을 보고 시판되는 우유에 타먹는 카카오가루(설탕이 '엄청나게' 가미된)를 생각하고 한 숟가락 입에 넣었다가 그 쓴맛에 질겁을 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초콜렛에 얼마나 많을 설탕을 들이 부었는지 알게 해주는 단적인 예다. 또 우리는 흰 쌀밥에 설탕과 버터를 넣고 그것만 먹으라고 하면 질겁을 하겠지만, 사실 많은 빵과 과자들이 그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달걀이나 유제품 혹을 조금의 과일 등이 첨가되고 또 쌀이 아닌 흰 밀가루로 만들어졌다는 것만이 다를 뿐, 영양상으로는 둘 사이에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그런 음식들을 달콤한 혀 속임에 넘어가 먹고 있다.


맛있고 건강한 간식을!
사실 가장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거리는 제철 과일이나 바로 찌거나 구워낸 옥수수나 고구마 등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자연적이고 건강한 음식만 먹고 살다가도 가끔씩은 뭔가 색다른 것으로 내 입을 만족시키고 싶을 때가 있다. 더구나 아이들이라면 과자나 빵 맛이 자주 그립기도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왕 비싼 돈 주고 사먹는 거라면, 국산 통곡물(예를 들어 현미나 통밀)을 이용한 제품을, 그리고 되도록 설탕을 쓰지 않았거나 조금 썼거나, 백설탕이 아닌 그나마 정제가 덜 된 노란 설탕을 사용한 제품을 고르자.
또 이왕 없는 시간 내어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만드는 간식이라면, 통곡물 가루(예를 들어 통밀가루)와 국산 견과류(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것들로, 정 없으면 한 주먹 참깨와 저민 땅콩으로 대신할지언정 구태어 외국산 아몬드같은 것은 넣지 말자.), 국산 과일, 그리고 설탕 대신 조청 등을 이용해 건강하게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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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터넷에 뜬 글들을 읽다보니 요사이 한국에선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음식재탕>의 여파로 식당의 반찬 재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독일에서도 썩은 고기가 유통된 이른바 Gammelfleischskandal(썩은 고기 스캔들)이 불과 몇년 전에 일어나 이곳 사람들도 치를 떨었었다. 이 고기들은 주로 케밥용 고기로 사용되었다는데, 아마 온갖 양념등으로 무마시켜 케밥 사이에 다른 야채들과 함께 섞어 팔아서 사람들이 쉽게 알아채지 못했던 것 같다.
반찬 재탕에 관해 몇몇 블로거들이 쓴 글에서 이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걸 읽었는데, 다른 분들도 한결같이 권장하듯, 가장 안전한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손수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것이다.
나는 급식세대가 아니라, 초등, 중학교때까진 엄마께서 손수 도시락을 싸 주셨었다. 물론 그 당시 엄마께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싸셔야 했기 때문에 많이 고되고 피곤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그 도시락의 힘 덕분에 학창시절 학업의 스트레스 속에서도 건강히 자랄수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짧은 시간에 재빨리 도시락 싸가는 노하우
재수시절엔 식당에 가는 번거러움과 자투리 시간의 낭비를 막기위해 도시락을 손수 싸서 다녔고, 채식을 시작한 이후로 2-3년 간의 대학 시절 역시 도시락을 싸다녔다.

그때 사용했던 내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말한다면
-먼저 반찬통을 일주일치로 넉넉하게 구비하고, (밑반찬을 구비하고 있는 한식의 좋은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일요일 저녁에 집에서 일주일치 반찬통에 매일 분량의 반찬을 나눠 담아 냉장고에 넣어둔다.
(김치, 각종 조림-우엉조림, 연근조림, 콩조림 등 )
-밥은 전날 저녁에 전기 밥솥에 취사예약을 해 놓고,
-아침마다 재빨리 밥만 담아서 미리 준비해둔 반찬통을 함께 챙기기만하면 된다.
-여기에 계절별로 제철 과일 한 개씩 후식용으로 첨가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것이다.
늦가을이나 겨울에는 밥이 차가워지는 단점이 있지만, 역시 전날 밤에 보온병에 미리 담아둔 뜨꺼운 차를 곁들이면 나름대로 먹을만 했다.

독일인의 도시락과 요즘 나의 도시락 싸기
독일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간단히 치즈를 사이에 끼운 빵 몇조각으로 끼니를 때우고 퇴근후 저녁을 따뜻한 음식으로 풍족하게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녁에 과하게 먹게 되면 소화가 덜된채 잠자리에 들게 되면 위가 자는 도중에도 계속 소화를 시켜야 하기에 숙면을 취할 수 없다. 따라서 점심에 배불리먹고 저녁에 소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회사에 다니는 남편의 도시락을 매일 싸고 있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문제 때문에 조금 일찍일어나 제대로된 한끼 식사를 만들어 도시락을 싼다. 예를 들면 각종 야채를 넣은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나, 감자와 야채 볶음, 혹은 카레 야채 덮밥같은 것들이 주 메뉴이다. 여름에는 여기에 샐러드를 곁들인다. 중요한 것은 스파게티용 소스나, 샐러드용 소스는 따로 크고 작은 유리그릇에 담아 별도로 넣어주는 것이다. 면이 불거나, 샐러드 잎이 소스에 다 절어버리면 정말 맛이 별로기 때문에.


끔찍하지만, 이 위기가 기회가 된다면...
재탕 삼탕한 음식을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메스껍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 어쩔수 없는 여건때문에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해야하고, 그 때마다 불신의 눈으로 살피면서도 그런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정말 끔찍하다. 또 다른 차원의 끔찍함이긴 하지만, 사실 나는 이것 저것을 뺀 비빔밥말고는 채식인이 먹을 것이 거의 없는 대부분의 식단과 거의 100% 미국산 유전자 조작콩으로 만든 모든 식당에서 매일 판매되고 있는 우리나라-한국인들의 식사가 끔찍하다. (단지 두부 뿐만이 아닌, 된장, 고추장, 간장을 쓴 요리들-유기농 식당이 아니고서야, 우리 콩으로 만든 콩제품을 사용하는 식당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대학다닐때, 학교 앞 체인 분식집에서 동물성 재료를 뺀 비빔밥을 주문하고 몇 안되는 반찬과 함께 나올때마다
"김치는 제가 안 먹으니 가져가 주시고, 이 단무지도 양이 많으니 절반만 주세요."
라고 요구를 하면 나를 약간 생소하게 보곤 했다.
그곳에선 고추장을 늘 작은 접시에 따로 담아 줬는데, 양이 많으면 눈물 찔끔흘리면서도 다 비우곤 했었다. 다소 미련한 짓 같아도, 생태적인 이유로 채식을 시작했으면서, 스스로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다른 분들도 제안하셨듯이, 소비자 측에서 자꾸 요구를 하다보면 시정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연간 125만여원에 상당하는 음식물을 쓰레기로 버린다는데, 이런 노력들이 쌓이다보면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물 쓰레기 양도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
이 위기를 기회삼아 많은 이들이 먹을 거리와 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해 사람들은 깨끗한 음식을 먹고, 또 자동으로 음식물쓰레기도 줄어들어 다들 좀더 생태적인 삶을 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자료
가정에서 실천하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법(한국 소비자 보호회)
http://www.bulgok.hs.kr/upload/2007101509264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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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my ecoKitchen의 첫글로 뭔가 근사한 친 환경적인 자연 요리를 써야할것 같아서 시작을 못하고 이리 저리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시도한 케익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것을 주제로 첫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나 자신과 이 글을 읽는 이들 모두에게 교훈이 되길 바라면서.


설탕, 그 사용의 경계선에서
채식을 한 이래로 한국에 있을때는 집에서 설탕을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세끼 해 먹는 밥과 반찬에 설탕을 쓸일이 없었고 떡볶이 등과 같이 간혹 단맛을 첨가해야 할 필요가 있는 요리에는 엄마가 고향집에서 보내주신 매실엑기스를 쓰거나 집 근처 작은 유기농 가게에서 산 유기농 쌀 조청을 사용했다. 어려서부터 엄격하게 설탕을 배제한 요리를 하셨던 엄마의 영향으로 적어도 집안에서는 설탕없이 요리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었다.

뿌리칠 수 없던 달콤함의 유혹
문제는 독일에 온 이후에 발생했다.
점심식사와 저녁 식사 사이 오후 4시 정도 전후로 티타임을 갖기를 즐겨하는 독일인들. 그리고 명절 때, 특히 크리스마스 때, 우리가 설이나 한가위에 전을 지지듯, 케잌과 쿠키를 굽는 독일의 문화.
우리가 시댁을 방문할 때면 채식인인 나와 남편을 생각해 따로 100% Vegan케잌(달걀, 유제품을 배제한, 식물성 재료로만 만든)을 구워 내어놓으시는 시어머니의 정성을 마다하지 못하는 것과 스스로에게 엄격한 남편과 달리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내 혀의 나약함도 문제였다.
거기다가 아침마다 먹게되는 과일쨈 속에 든 엄청난 양의 설탕.
그나마 우리가 먹는 쨈은 집에서 어머니께서 만들어 보내주신 것이라 시판되는 것보다는 적은 양의 설탕이 들어있긴 했지만.
이곳의 음식에는 야채 피클에, 샐러드 소스에, 어느 때는 야채스프 등의 요리까지 소량이나마 설탕이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처음 몇 년간은 나도 모르게 그런 문화에 휩쓸려 그리 심각하게 의식을 하지 않고 살았다.
아니.. 흰 설탕이 아닌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되는 시커먼 유기농 천연 설탕이라면 좀 먹고 살아도 괜찮지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시커먼 설탕이라해도 카라멜을 첨가한 흑설탕이 아니다. 참고로 간혹 흑설탕이 정제되지 않은 천연 설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흑설탕은 카라멜 첨가를 통해 색과 향을 한번 더 입힌 것이다. 갈색 혹은 노랑 설탕이 원당 100%의 설탕이다. 그러나 이것도  정제된 것이라는 것을 독일 공정무역 회사Gepa의 유기농 설탕을 보고 나선 알게 되었다. 사실 이런 설탕을 먹어보면 그 맛이 정제된 설탕만큼 강하게 달지 않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서야 다시금 설탕의 무익함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었고 아직도 요리와 설탕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고 있다.

무모한 시도-설탕과 백밀가루 없이 구운 케익
그러던 차에 내 자신이 케익을 구워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인터넷 전용선이 없는 우리 사정을 아시고는 언제든 편할 때로 찾아와 인터넷을 사용하라는 친절을 베풀어 주신 유기농 가게의 아주머니께 작은 답례로 케익을 구워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침 그분께선 Vegan케익이 어떤 맛인지.. 아니 달걀 없이도 케익이 구워지는지 궁금해 하시던 차였다.
그 전에도 어쩌다 아주 가끔 케익을 구워본 일이 있지만, 설탕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요즘에 그 고민의 주제와 극을 달리는 케익을 굽는다는게 조금 꺼림직하긴 했다. 실패 확률이 없는 예전의 레시피로 설탕이 든 평범한 케익을 굽느냐, 설탕을 한 숟가락도 쓰지 않는 아예 새로운 시도를 하느냐는 고민 끝에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로 했다.
사실 설탕 첨가냐 아니냐의 고민 전에 완전히 통밀만으로 케익을 굽는 것은 쉽지가 않다.(백밀만으로 굽거나 섞어 굽는 것과 달리 반죽이 잘 부풀지 않는다.) 예전에는 백밀을 최소한 삼분의 일 정도는 통밀가루와 섞어서 구웠었다.
그런데 요사이 내가 설탕과 백밀 등 건강에 해로운 재료들에 대해 극도의 결벽증세를 보이고 있던터라 '내 입에 넣기 싫은 것은 남의 입에도 들어가게 할 순 없다'는 모토에 따라, 반죽도 완전 통밀가루로만 하기로 했다.
가장 만들기 쉬운 이스트반죽 과일 케익을 만들었는데, 위에 소보루가 얹어진 것이다.

다음은 어머니께서 주신 오리지널 레시피.

소보루가 얹어진 이스트반죽 과일 케익

1.이스트 준비하기
-생이스트 절반(12.5g 정도)
-1/3컵 미지근한 물(200/3ml)
-2 차 숟가락 분량의 설탕
>>미지근한 물에 설탕을 넣고 생이스트를 넣어 녹인후, 컵 가득히 이스트가 부풀어 오를때까지 기다린다.

2. 반죽 준비
-400g 밀가루
-미지근한 물 한컵 조금 못되는 분량
-150g 정도의 식물성 Fat 혹은 마가린
-2 큰숟가락 설탕
-1봉지 바닐라 설탕(15-20g)
-레몬반개 분량의 즙, 혹은 1숟가락 레몬주스
-소금 한 소끔(두 손가락으로 살짝 집은 정도)
>>모든 재료를 섞는데, 미지근한 물, 마가린, 약간의 밀가루 순으로 그릇에 담고 휘저어 준다.
여기에 1에서 준비한 이스트, 설탕, 레몬, 나머지 밀가루를 다 넣고 섞는다.
이 반죽은 일반 케익과 달리, 빵 반죽 정도의 점도를 가져야한다. 너무 무르지 않게 되도록 주의할것.

3. 소보루 준비
-3/4컵 설탕
-160-170g 마가린
-1컵 밀가루
>>위의 재료를 모두 한데 넣고 손으로 살살 멍울지게 섞는다.

4. 굽기
반죽을 천을 덮어 따뜻한 곳에 놓고, 반죽이 2배이상 부풀면, 반죽, 과일(사과나 자두)을 얹고 소보루를 마지막으로 올린다.
섭씨 50도의 오븐에서 5-10분 정도 구워 반죽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린후, 200 도씨 정도에서 30-40분 정도 굽는다.

이스트에 설탕대신 설탕무시럽 한 숟가락을 넣고, 완전 통밀가루에 바닐라 설탕도 넣지 않았다.
소보루는 원래 설탕 : 밀가루 : 식물성 Fat-마가린 같은-을 비슷하게 섞어서 멍울지게 만들어야 하는데, 설탕을 아예 없이 하자니 그냥 밀가루만 넣기엔 좀 허전해, 거칠고 굵게 만들어진 귀리 가루를 섞었다. 약간은 달콤해 줘야하기에 서너 스픈의 시럽과 함께.

절대 선물할 수 없을 평범하지 않은 케익맛-조금은 덜 뻔뻔한 악마케익
시식을 위해 남편과 한 조각 잘라 맛을 보았는데.. 너무 평범하지 않은 맛이라.. 남편은 절대 선물용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헬렌 니어링은 언젠가 한 번 구운적이 있는 반페이지 짜리 케익의 맛이 너무 쾌락적이어서 '헬렌의 뻔뻔한 악마케이크'라 부르고 이웃들에게 선물로 줘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구운 것은 미각을 만족시킬 만큼 쾌락적이지도 못하고 그나마 조금은 덜 해로운 재료를 썼으니.. '조금은 덜 뻔뻔한 악마케익'이라고 해야하나.
남편은 시식을 위해 잠시 입에 댔을뿐 케익에는 손도 안대는 사람이라 나 혼자 처리를 해야할 것 같다. 그런데, 저것을 소화하자니 두통이 오는 것 같고, 그것도 케익은 케익인지라 입안에 달라붙는 맛이 그다지 건강하지 않다. 그렇다고 아는 집 돼지에게 주자니, 소량이라해도 다 유기농 재료를 쓴 것인데.. 아까운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세상에는 굶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너무 사치스러운 짓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도 든다.


에필로그
채식을 한다거나 생태적인 삶을 지향한다고 해서 모든 미각의 욕구를 억제하고 수도승처럼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실패를 경험하고, 심기일전의 의미로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다시 펼쳐든 지금, 내가 가야할 길이 어딘인지가 좀 더 명확해 지고 있다. 좀더 단순하고, 소박한 방향으로.
유기농 가게 고마운 아주머니껜 차라리 작년에 말려놓은 야생 허브차를 드려야겠다. Vegan 케익레시피와 함께.

잠깐 여기서-설탕이 왜 그렇게 건강에 나쁠까?

이가 썩고 살이찌게 한다고? 물론이다.
또 설탕은 단순한 당이기 때문에 먹는 즉시 몸에 흡수되어 짧은 시간안에 혈당을 높인다.
거기에 충치가 생기느냐 마느냐는 옵션 사항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각종 제과 제빵류는 물론 다양한 음료수를 통해 섭취하게 되는 설탕은 대부분 흰설탕인데,  이 흰설탕이 뻔뻔함의 극치이다.
몸안의 무기질과 결합해, 우리몸이 필요란 무기질들을 몸밖으로 버리는 '무기질 도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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