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을 먹을까, 버드나무 차를 마실까?

2010. 2. 2. 05:19My-ecoMedicine

2010/02/01 - [My-ecoMedicine] - Aspirin or willow bark tea? (read in English)


세기의 명약-아스피린의 전신인 버드나무 껍질 차 이야기

크리스마스 연휴에 시댁에 온 후, 새해 첫 달이 넘어가도록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남편 무릎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 직장에서 한 번 다쳤던 무릎이 연초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부어 올랐다. 정밀 검사 결과로는 다행히 무릎에 크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무릎 조직인 메니스쿠스(독명: Meniskus)가 아주 미세한 정도 손상이 되어 약간의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하였다. 특이하게 생긴 무릎 보호대 같은 것을 처방해 주고, 의사는 달리 약을 처방해 주진 않았다. 우리 둘 다 평소에 양약은 입에 대지도 않기 때문에 쓸데없는 논쟁은 피하게 되어서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했다.


버드나무 껍질 차▲ 버드나무 껍질 차- 독일 약국에서는 양약과 천연 약재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 김미수


나중에 통증과 염증에 좋은 약용식물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버드나무 껍질(영명: willow bark, 독명: Weiden Rinde)이 있었다. 버드나무 껍질 차는 복용 시 아스피린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세기의 명약이라 불리는 아스피린도 기본 성분을 처음에 버드나무 껍질에서 발견해 이후에 연구와 실험을 거쳐 만들어 낸 것이라 한다.

아스피린처럼 버드나무 껍질 또한 통증완화, 염증제거, 열 내림, 류머티즘 등에 효과가 있다. 이러한 작용을 하는 주요 성분은 버드나무 껍질에 든 살리신(영·독명: Salicin)이다. 살리신은 체내에서 살리실산(영명: salicylic acid, 독명: Salicylsäure)으로 대사되는데, 이 살리실산이 바로 아스피린의 기본 성분이다.
(위키피디아, Weiden (Botanik)의  Heilkunde und Medizin편 참조)
 
 

약국에서 구매한 말린 버드나무 껍질 차▲ 약국에서 구매한 말린 버드나무 껍질 - 잘 우러난 차는 진한 밤색을 띤다. ⓒ 김미수

독일은 약용식물(영명: herb, 독명: Kraeuter)이 상당히 상용화되어 있어서 약국에서 대체 약으로 쓸 수 있는 오만가지 천연약재를 양약과 같이 판매하고 있다. 아침에 주문해서 그날 오후에 찾으러 가 집에서 약간의 정성을 더해 약차를 만들어 복용했다.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 남편은 일주일 넘게 버드나무 껍질 차를 마시고 있다. 처음 며칠간은 매일, 이후에는 격일로. 직접 복용해 본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예전보다 통증도 줄어들고 확실히 이 약차가 도움되고 있다고 한다.

버드나무 차를 복용하면 복용량의 살리신이 작용하는 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버드나무 껍질에든 플라보노이드 같은 다른 성분들과의 시너지효과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양약과 달리, 이런 자연 약재는 내성이 생기거나 약효의 강도에 따라 위에 부담이 가거나 하는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 단 몇 가지의 요소만 추출해 만든 양약과 달리 자연이 내린 온전한 생명력과 인간이 모두 밝혀내지 못한 약효까지 품은 자연 약재.

우리가 화학약품보다 될 수 있으면 자연적인 대체 약차 등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Good to know]   

1. 버드나무 껍질 차 마시는 법

냄비에 찻숟가락으로 2스푼의 말린 버드나무 껍질을 넣고  0.5 리터 찬물을 부어 아주 약한 불에 올려놓는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끈 후 5분 정도 성분이 더 우러나도록 기다린 후 거름망에 거른다. 찬물을 붓고 서서히 끓이는 이유는 나무껍질에 있는 성분이 잘 우러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마시는 양은 하루에 3-5 컵 정도가 적당하다. 섭취용량을 잘 지키면 부작용이 따를 위험은 없다. 단 임산부는 복용을 피하도록 한다.
(Arne Krüger, <WEIDENRINDE ODER ASPIRIN ?>, Heilpraktiker & Volksheilkunde Nr. 1 / 2000,
WEIDENRINDENTEE편 참조)

2.  버드나무(Salix) 껍질에 든 성분
(원명을 띄어쓰기나 괄호 없이 영·독명 순으로 적음. 단, 영·독명이 같으면 하나만 적음)

버드나무껍질에는 살리실알코올글리코시드Salicylalkoholglykoside(살리신Salicin, 살리 레포시드Salireposid,
살리코틴Salicortin, 프라길린Fragilin,
피세인Picein 등), 플라보노이드flavonoids·Flavonoide, 페놀카르복시산
Phenol carboxylic
acids·Phenolcarbonsäuren  그리고 타닌Tannins·Gerbstoffe 등이 함유되어 있다.

아스피린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주요 성분인 살리신은 장에서 살릭알코올과 포도당으로 분리되어, 간에서 살리실산으로 전환된다.
(Arne Krüger,<WEIDENRINDE ODER ASPIRIN ?>, Heilpraktiker & Volksheilkunde Nr. 1 / 2000,
Inhaltsstoffe편 참조)



'My-ecoMedici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약은 아주 쪼금만  (0) 2017.01.30
[My-ecoMedicine] 글목록  (0) 2013.12.03
Aspirin or willow bark tea?  (0) 2010.02.01
Hypogastric Breathing against the pain  (0) 2010.01.28
생리통을 물리친 호흡의 놀라움  (0) 201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