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석유계 잉크에서 식물성 친환경 잉크로 교체해야]




유럽 식품안전청과 독일 연방위해평가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포화 탄화수소(MOSH)는 동물실험 결과 간과 림프절에 손상을 줄 수 있고, 방향족 탄화수소(MOAH)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위험물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럽연합이나 독일 내에 이를 규제하는 관련 법규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각주:1]. 특히 식품 포장재를 통해 식품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글 _ 사진 김미수

 

▲ 사진 속 라자냐처럼 종이포장만 해서 판매하는 식품의 경우 석유계 위험물질에 오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식품을 제조·판매하는 유기농 식품회사 리나투라의 관계자에 따르면 “여러 다른 유기농 식품회사들은 포장에 완전히 친환경 잉크를 사용해 오고 있지만, 신문지가 섞여 들어간 재생지 때문에 얼마 전부터 포장재를 교체하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 김미수


식품에 석유계 위험물질이?

지난 2월 10일 독일의 유명 할인마트 알디 쥐드에서는 자체상표(PB) 식품 공급업체들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모든 PB 제품을 오염 없이 안전하게 제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각주:2]는 내용으로, 석유계 위험물질인 MOSH와 MOAH가 전혀 검출되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일주일 후 독일 식품산업로비협회에서 “MOSH와 MOAH가 든 식품은 조건적으로 허용 가능하고, 이 물질들은 소비자 건강에 절대 위해하지 않다”며 알디 쥐드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자 독일 소비자 보호단체 푸드워치에서는 양측의 문서 전문과 함께 공방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이를 공론화했다.


3월 18일자 푸드워치 기사[각주:3]에 따르면 알디 쥐드의 결정에 힘입어 알디 노르트, 에데카, 레알, 메트로, 네토 등 독일의 다른 대형 소매업체들도 식품 속 석유계 위험물질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 업체들의 향후 입장에 따라 식품산업계의 주요 흐름이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인쇄용 잉크를 친환경 물질로 완전 교체해야

독일 소비자단체인 슈티프퉁 바렌테스트에 따르면 MOSH와 MOAH로 식품이 오염될 위험은 생산에서 제조, 유통, 포장 과정 곳곳에 숨어 있다. 농기계로 원료를 수확할 때와 유통할 때 나오는 배기가스, 원재료를 담는 데 쓰는 자루에 먹인 석유계 배칭기름, 가공공장에서 식품에 떨어질 수 있는 기계유와 공기압축기의 압착공기에 포함된 미세 석유물질까지 위험요소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특히 주요한 위험 중 하나는 재생지로 만들어진 식품 포장재이다. 80%가 넘는 종이재 재활용에 빠지지 않는 자원이 폐신문지이다. 그런데 신문지 인쇄에 사용되었던 석유계 잉크 때문에 식품 포장재는 물론이고 식품까지 석유계 위험물질로 오염된다. 신선 채소와 과일은 물론 곡류나 뮤즐리(생곡물 플레이크, 견과류 등을 혼합해 만든 시리얼) 등 건조식품을 비닐 포장 없이 바로 종이상자에만 담아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파스타 같은 건조식품은 유통기간이 보통 반년 이상인데, 그동안 식품이 포장재 속에 담긴 상태로 보관되면서 석유계 위험물질이 식품에 그대로 흡수되므로 보관기간이 길수록 오염 가능성은 높아진다.


재생지를 사용하면서도 간단하게 식품 오염을 막으려면 종이상자 내부를 차단기능이 있는 특수비닐로 코팅하거나 식품을 먼저 특수비닐로 한 겹 포장한 후 종이포장을 더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비닐코팅된 종이재는 일반적인 종이쓰레기와 같은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나쁜 대안’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재활용 과정에서 석유계 위험물질 제거법을 찾거나 아예 종이 인쇄용 잉크를 독성 없는 물질로 완전히 교체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계 잉크에서 식물성 친환경 잉크로 교체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과도기이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부터 신문지 잉크의 탈석유화가 이뤄졌지만, 100%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친환경적인 잉크로의 완전한 전환’은 아직도 멀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식품을 신문지로 싸 저장하는 방법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 김미수 님은 생태적인 삶을 향한 한 걸음으로 2001년 가을부터 완전 채식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2005년 독일로 건너가 ‘조금씩 더 생태적으로 살아가기’에 중심을 두고 남편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으며 생태적 순환의 삶을 사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www.my-ecolife.net에 이런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은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에서 만드는 월간지 <살림이야기> 47호 2016년 4월호 23쪽에 짤막한 해외 통신 기사로 실린 글입니다. 2016년 첫호부터 '[독일댁의 생태적인 삶]'이란 꼭지에 독일에서 겪는 생태적인 삶과 독일내 생태˙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살림이야기 측에서 동의해 주신 덕분에 2016년 2월호가 발간되면서 이 글을 My-ecoLife에도 전문 공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림이야기 홈페이지에 가시면 과월호의 다른 모든 내용도 보실수 있습니다.

Link: [살림이야기]



 참고 자료 



  1. BFR (2015.11.26) “Fragen und Antworten zu Mineralölbestandteilen in Schokolade aus Adventskalendern und anderen Lebensmitteln - Aktualisierte FAQ des BfR vom 26. November 2015“, www.bfr.bund.de [본문으로]
  2. ALDI Einkauf (2016.2.10) “Mineralölbestandteile in Lebensmitteln“ [본문으로]
  3. Foodwatch (2016.3.18) “Supermärkte nehmen Mineralöle endlich ernst“, www.foodwatch.org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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